100일째
<100일을 하루같이, 하루를 100일 같이 걸어왔습니다>
100일을 하루같이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그 길에서 더 많은 가르침과 배움을 받았습니다.
강따라 불어오는 겨울바람을 따라 강물과 함께 걸으며 떠났으며,
이제는 산 넘어 남쪽에서 오는 봄 바람과 함께 이 길을 걸어오며
생명과 평화의 마음을 모으고 나누며 길을 가고 있습니다.
● 5월 23일(금)
한강시민공원 국회 북단 주차장(시작점) - 반포대교(북단. 도착점)
● 5월 24일(토)
반포대교 북단(시작점) - 종각(도착점) / 순례 회향 마무리 행사
<100일입니다. 가르침에 감사합니다>
생명의 강을 모시는 순례길이 오늘로 100일째에 이르렀습니다. 냇물이 흘러 흘러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듯이, 우리의 발걸음도 생명과 평화의 마음이 모이고 모여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지금까지 100일에 이른 순례길은 순례단의 마음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위기에 처한 우리의 현실을 가슴아파하며, 생명의 강을 지키고자 하는 수많은 원력이 모여 이루어졌습니다. 그동안 이 발걸음에 마음을 모아 주신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그동안 순례단은 한강을 따라 팔당을 만났으며, 팔당을 따라 여강과 남한강, 달래강, 영강, 낙동강을 만났으며, 다시 영산강과 새만금, 금강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강을 따라 여기 여의도에 이르렀습니다. 한겨울 바람과 눈보라 치던 시점에 떠나 다시 이 자리에 돌아오니 봄 바람이 불어오고 여름이 성큼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얼어있던 대지는 녹아 풀과 꽃이 만발하고, 얼어붙은 강은 여울을 이루러 흐르고 있습니다. 기후만 바뀐 것이 아니라 순례단도 우리 사회도 새하늘과 새땅을 열어가고 있었습니다. ‘운하’라는 미망에 사로잡히기를 거부하는 마음이 늘어가기 때문입니다.
그 길에서 순례단은 금수강산이라는 우리의 산하를 보았습니다. 이름없는 작은 지천의 물줄기에서도 발걸음을 멈추었고, 강줄기 한쪽을 차지하는 작은 둔치의 모습에도 감동하였습니다. 길없는 산을 가며, 바람의 손길에 따라 움직이는 갈대밭에서 평화를 보았습니다. 우리 산천이 전하는 생명과 평화의 마음을 보았습니다. 지난 50년간 우리 사회가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산하를 파헤치는 날이 하루도 멈춘바 없는데, 어찌 이렇게 건강하게 잘 살아 있었는지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강은 자신을 정화시키는 냇물의 흐름을 빼앗기고, 생명력의 근원이 될 수 있는 바람과 물결, 모래와 둔치, 갈대와 버드나무 등 모든 것을 빼앗기고도 여전히 우리 사회를 용서하며, 우리 사회의 욕망을 말없이 품어주고 있었습니다. 만물의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강은 여전히 우리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파헤쳐서 안달인 사람들마저 품어주며, 이제라도 우리의 기억속에만 존재하던 강을 되돌아보라고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강물을 따라 산너머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새소리를 따라 길을 나선지 100일. 그 100일을 하루같이, 하루를 100일같이 걸어왔습니다.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순례단의 작은 발걸음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눈을 돌릴 곳이 없었습니다>
오늘 순례단은 동호대교 하단에서 시작하여, 여의도 원효대교 하단에 이르러 멈추었습니다. 오늘의 순례길은 아침부터 비가 오는 상황에서, 시민사회단체에서 많이 참여하였습니다. 작은 천막아래 옹기종기 모여 서로의 체온에 의지한 상황에서 “도보순례 100일째입니다.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풀, 꽃이 피고 강도 녹았습니다. 모든 것이 변했는데 정부의 정책은 변한 바가 없습니다. 정부 정책의 변화를 소원하면서 걷고 싶습니다. 생명 평화의 꽃이 피기를 간절히 빕니다”라는 최상석 신부님의 기도로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다른날과 달리 참여하신 많은 분들의 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녹색연합의 최승국 사무처장님은 “뜻은 함께 했지만 몸은 함께 할 수 없었습니다. 생명의 기운을 거스를 수 없다고 믿기 때문에 백지화 되리라 믿습니다”라고 마음을 모아주셨고, 환경연합의 안병옥 사무총장님은 “정부는 운하정책의 미련을 못 버리고 계획을 축소하겠다고 합니다. 힘을 모으면 운하 백지화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기운을 주셨습니다. 지리산 실상사의 법인 스님은 “한걸음 한걸음 기도의 심정으로 오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정성과 기도가 반드시 성취되리라 생각합니다”라며 희망을 주셨습니다.
오늘 순례단이 발걸음을 시작한 동호대교 하단에서 동작대교에 이르는 구간의 시민공원은 모두 파헤쳐져 있더군요. 지난 겨울 이 자리에서 겨울 강바람을 맞으며, 잔디밭에 앉아 휴식을 취하곤 하였는데, 오늘은 온통 공사차량에 속살을 뒤집어 놓았더군요. 여기에 분수광장 등이 설치된다 합니다. 도로를 따라 제방에는 시멘트 콘크리트 호안위에 흙을 덮어 자연호안을 만든다고 공사가 한창이더군요. 시멘트 호안을 걷어내는 공사가 아니라, 그 위에 방수포를 덮고 다시 흙을 얹는 공사였습니다. ‘운하’를 ‘수로’ 혹은 ‘하천정비’라고 말을 바꾸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한강을 옆에 두고 가는 발걸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어제는 죽어나간 물고기를 한 마리 보았지만, 오늘은 여의도까지 가는 걸음마다 죽어있는 ‘누치’를 보아야 했습니다. 점심을 먹던 자리에서도 죽은 물고기를 바라보아야 했으며, 길을 가는 내내 죽은 물고기를 보고 길을 걸어야 했습니다. ‘누치’는 물이 맑고 깊은 곳을 좋아하며 성격이 급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어떻게 하다 이 탁한 물길의 한강에서 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강변에 흔하디 흔하게 죽은 모습으로 있었습니다. 한 생명체의 죽음에 흔하디 흔하다 할 정도로 많았으니 죄스러울 따름입니다. 강을 따라 눈을 돌리는 곳마다 도로가 있고, 자동차는 굉음을 내며 내달리고, 둔치는 온통 공사차량만이 질주하는 등 정말 눈길 편하게 돌릴 곳이 없었던 순례길이었습니다. 그것이 오늘의 한강 모습이었습니다.
이제 운하를 추진하는 분들이 전국 4대강을 한강처럼 만든다고 합니다. 길을 가는 순례자는 한숨을 쉴 힘조차 없습니다. 만물의 생명의 근원인 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들어 놓아 무엇을 하고자 할까요? 태초부터 생명을 품고 흘러왔던 강 자체가 생명의 근원인데, 그 강을 시멘트 콘크리트의 조형하천으로 만들어 무엇을 품겠다고 하는지 의문입니다. 하나의 물줄기를 어쩔수 없이 변경한다 하여도 수대에 걸친 고민이 필요한 시대에, 4대강을 인공 조형하천으로 만들겠다고 정치적 구호만 난무합니다. 이제 강도 쉬어야 합니다. 강에도 안식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자연을 닮은 사람들과 함께 합니다>
오늘 점심시간에 반가운 분들이 넉넉한 강물의 모습으로 순례단을 찾았습니다.
성공회대 총장이신 김성수 성공회 주교님이 순례단에 마음을 더해주셨습니다. 김성수 주교님은 “마음속 깊이 고맙고 부끄럽게 인사 드립니다. 여러분들은 국민을 위하는 일을 하시고 있고 또 용기 있는 행동에 국민들은 보고 있습니다. 아까 수경 스님께서 사람들이 천막에서 100일을 살았다고 했습니다. 우리란 명칭의 기초를 마련한 분들이 여러분이십니다”라며 순례길에 동참의 마음을 표하였습니다.
서로 다른 종단이지만, 종교의 근원은 하나일 것입니다. 세상의 평화와 평온을 바라는 마음. 그리고 온 생명이 함께 공생의 공동체를 만들어 나나가는 길에 순례단도 작은 발걸음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순례단도 서로 다름속에서도 함께 가야 할 길을 찾고, 그 길에 여러 생명과 평화를 바라는 마음을 함께 만나고 있습니다.
역시 점심시간에는 민주노동당 재창당 위원회 이수호 위원장과 이정희 당선자가 함께 순례단을 방문하였습니다. 순례단의 여러분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당 사정으로 많은 힘을 함께 하지는 못하였지만, 앞으로 운하 백지화를 위해 더 많은 마음을 모으고 역량을 모으도록 하겠다”고 합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바로 알고, 우리의 국토를 온전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정치가 바로서야 우리 국토와 자연생태계를 온전히 보전할수 있으며, 우리 사회가 자연과 공생하는 길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루 일정을 종료한 원효대교 하단에서는 “금빛나” 선생님의 인도고전무용 ‘오디시(Odissi)’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오디시’는 인도 오시시주에서 발원한 고대 힌두사원의 무용으로 매우 곡선적이고 우아한 무용입니다.
순례단의 수경스님과 인연이 되어, 이번 순례길의 발걸음에 자연의 기운을 담아 드리고자 바쁜 일정에도 참여하여 공연을 하게 되었다 합니다. 공연장소가 잔디밭이라는 매우 어려운 자리였지만, 금빛나 선생님은 시종일관 우아한 자세와 손동작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직선이 아닌 곡선의 모양으로 우주를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속도보다는 느림과 사유를 담아내는 작은 손동작과 몸동작에서 사람의 몸이 그려내는 자연의 깊은 모습을 보았습니다.
순례단 뿐만이 아니라, 하루 순례길에 참여한 모두가 낮설지만 자연의 기운을 따라 움직이는 춤 공연에 매료되었습니다. 오늘 자리를 마련해주신 금빛나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오늘 순례길은 여의도 원효대교 하단 잔디밭에서 “한강을 걸어오면서 물고기가 많이 죽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과연 한강이 강의 역할을 하고 있나 생각했습니다. 한강은 살아있는 강이 아닌 하나의 담수호에 저장 되어있는 강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100일 순례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으로 앞으로 더 깊이 성찰, 기도해야 한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라는 기도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성공회 대주교이신 김성수 주교님은 “많은 신부님들이 동참했고 나라를 걱정하시는 분들을 위해 인사를 드리려고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운하건설이 되면 환경파괴가 당연 예상됩니다. 이로 인해 슬퍼할 사람과 자연이 많을 것이다”며 걱정하셨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느 쪽에 눈을 더 크게 뜰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며 약자들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 국민의 소리를 많이 듣는 것이 편안한 국정을 할 수 있다”며 여러 가지 당부의 말씀도 전하셨습니다. “그동안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남은 기간 잘 마치시고 몸으로, 일로 남은 과제를 잘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순례단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시기 바란다.”는 말씀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치셨습니다.
이수호(민노당 혁신재창당 준비위원회 위원장)님은 “민노당 차원에서 함께 하지 못해 항상 죄송했고 이 기회에 사과도 드리고 뜻을 함께하고 싶어 참여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운하는 절대 않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노당도 앞장서서 다른 당과 힘을 합쳐 어떤 일이 있어도 저지하겠다”고 굳은 의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강을 제 모습으로 놔두지 않고, 파헤치는 것은 어머니의 가슴을 도려내는 것과 같습니다. 생태적 역사적으로 인간의 할 일이 아닙니다. 운하를 추진하려면 할수록 빠른 망국의 길로 갈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 앞에 있는 그대로 강을 잘 모시겠다고 선언하여야 할 것이다”며 지도자의 각성을 촉구하셨습니다.
환경운동연합 안병옥 사무총장님은 “순례단 뜻 되새기고 운하 백지화 운동을 열심히 하기 위한 결의를 다지기 위해“ 참여했다고 합니다. “강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은 시기적으로 달라져 왔습니다. 본래의 강을 그대로 두는 것이 홍수, 재해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정책입니다. 인위적으로 만든 운하는 자연성을 말살합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 흐름에도 역행하고 있다”며 운하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셨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하나의 착시 현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독일을 다녀온 후 겉모양 보고 얄팍한 지식에서 나온 발상이 그것입니다. 과연 국가와 민족에 도움이 되는지 겸허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국정운영자의 신중한 판단을 강조하셨습니다.
실상사 화림원의 혜강 스님님은 “수경 스님, 도법 스님의 사상에 함께 부응하는 것이 보살도를 실천하는 길이고 그런 삶과 사상에 동조하여 왔다”고 참여 동기를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운하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단순히 보아도 이것은 생각 차원이 아닌 반민족적 반생명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동안 산사에 두문불출하며 불도수행에 전념하여 운하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지만 운하 만큼은 막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피력하셨습니다. “경제는 돈의 문제가 아닌 삶의 가치입니다. 삶의 풍요는 돈만이 아닌 여러 가지 복합적인 측면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운하는 경제 기반자체를 흔드는 행위이다”고 지적하였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오늘 순례단에서는 단장이신 이필완 목사 / 김민해 목사 / 문정현 신부 / 김규봉 신부 / 김경일 신부 / 최상석 신부 / 홍현두 교무 / 김현길 교무 / 수경 스님 / 도법 스님 / 지관 스님 / 이원규 시인 / 박남준 시인이 참석하였습니다.
하루 순례길 동참자는 장경훈(화성) / 정우식, 김용철(불교환경연대) / 한용걸 신부(강릉 성공회 성당) / 민형기 신부 / 류병관 프란치스코 수사(꼰벤뚜알 수도회) / 양용석 목사 / 무송 스님(선농암) / 전선혜(부산) / 민만기(녹색교통) / 김미현 외 4명(생태지평) / 정동수(제주) / 법인 스님 외 25명(지리산 실상사) / 안병옥 외 13명(환경운동연합) / 최승국 외 5명(녹색연합) / 전선혜(부산) / 김성수(성공회 대주교) / 이필구 외 1명(ymca) / 이성만 외 13명(의정부 교구)이 참여하였습니다.
진행순례팀에는 이상배(진행팀장) / 조항우(팀장) / 강병규(진행) / 김희흔(진행) / 김창환(진행) / 정신화(진행) / 명계환(기수, 기록) / 이희섭(동영상) / 김선희(사진)님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 제101일차 / 5월 22일(목)
원효대교 하단(시작점) - 여의도 시민공원(도착점)
● 제102일차 / 5월 23일(금)
한강시민공원 주차장(시작점) - 반포대교(북단. 도착점)
● 제103일차 / 5월 24일(토)
반포대교 북단(시작점) - 종각(도착점)/ 순례 마무리 행사
** 서울 구간 상황따라 매일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항상 유선으로 확인요청드립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금빛나 선생님께서 우아한 오디시 공연을 후원해주셨습니다.
*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교사모임에서 마음을 모아 후원해주셨습니다.
* 영등포산업선교회에서 숙박장소와 식사를 후원해주셨습니다.
* 정확한 출발 장소 및 시간은 도보순례단에게 전화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도보순례 1일 참가 일정과 수칙은 www.saveriver.org 공지사항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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